인생수업료

프로젝트를 마치면 보고서를 제출해야했다.
그 보고서에는 필수항목이 몇가지가 있다.
Lessons Learned 라는 것이 그중의 하나.
잘 했어도 못 했어도 기록해야 한다

한번은 100억 규모의 컴퓨터입찰 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제안서 제출 요구조건사항중에는 제안서에 있는 내용과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제안서에 첨부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제안한 기종과 동일한 기종이 어디에 있는지 수소문한 끝에 가용한것이 일본과 프랑스에 있는 생산공장에 있다는것을 알고 그곳으로 팀이 모두 가서 작업했다.

규모가 규모인지라 쉼없이 교대로 밤샘작업하며 일을했다.
시스템을 똑같이 만들고 프로그램 돌려 증권거래 프로그램이 원할히 돌아가는지를 반복해서 테스트하느라 밤낮없이 일을 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참담했다.
입찰경쟁에서 탈락한것.
적지 않게 큰돈을 쓰고도 물거품이 되었으니 다들 내심 전전긍긍 했다. 누군가가 실패의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팀원 모두다 무사히 원대복귀했고 어느 누구도 문책받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에서는 고생했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그것으로 끝. 다시한번 회사가 위대해 보였다.

사실 모든 계약이 다 성공할수는 없는것 아닌가! 실패할 수 있다. 실패할 때마다 문책이 가해지면 문책이 두려워 누가 나서서 일을 하려고 하겠는가?
중요한건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배웠느냐는 것!
똑같은 실수만 되풀이 되지 않으면 되는것이다.
그때 우리는 잘 몰랐지만 회사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지출한 돈을 수업료라 치고 그 대가로 어느 누구도 체험하지 못한 생생한 교훈을 얻은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다.
살다 보면 실수하고 실패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충분하다고 본다